요즘 삼성 UI가 삼성만의 색을 잃어 가고 있습니다. 요즘 iOS와 순정 안드로이드, One UI가 서로 닮아 가고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삼성만의 특징이 점점 없어지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특히 그 삼성만의 색을 좋아했던 저로서는요.
역대 삼성 UI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버전은 Samsung Experience(이하 SE) 9입니다. 눈에 보이는 대부분의 UI가 면 위주의 디자인을 사용하는 것과 대비되는 선 위주의 아이콘 디자인이 신선했고, 군데군데 선이 끊겨 있는 것, 배경에 그라데이션을 넣은 것이 제게는 매우 예뻐 보였습니다.
Samsung Experience 9.5 (갤럭시 S7 스크린샷)
SE버전 아이콘으로 되돌릴 수 없는 앱들은 사진을 합성했습니다.
전화나 설정과 같은 기본앱 내부나 소프트키도 아이콘들과 같이 선 위주로 디자인되어 통일성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좌 : 전화 / 중 : 소프트키 / 우 : 설정
갤럭시 S7에 물리 키가 존재해 한 손 조작 모드 활용했습니다.
그런데 SE10 대신 One UI라는 이름의 새로운 UI가 나오면서부터 이런 삼성만의 색이 사라지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One UI 1으로 넘어오면서 SE의 특색 있는 선 위주 디자인을 버리고 다른 UI에서 많이들 볼 수 있는 면 위주의 디자인을 택했습니다.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되고 One UI 2를 거치면서 많이 다듬어져 SE9만큼은 아니지만 만족하면서 사용했습니다.
One UI Core 2.0 (갤럭시 M20 스크린샷)
그런데 올해 초 One UI 3에서 빠른 설정창이나 볼륨 조절창에서 iOS를 노골적으로 베낀 것이 눈에 보였습니다. 삼성 UI의 특징 중 하나는 액센트 컬러라고 생각합니다. 와이파이를 켰을 때 나타나는 파란색 같은. 이 액센트 컬러가 볼륨 조절창에서 사라졌고, 터치위즈부터 계속 유지해 오던 가로 방향의 볼륨 조절창이 세로로 바뀌었습니다. iOS와 굉장히 유사한 모양으로요.
One UI Core (갤럭시 M20 스크린샷)
One UI 3.0 Beta (UNDERkg)
iOS 13 / iOS 12 (구글 검색)
내심 One UI 4에서는 삼성만의 색을 되찾길 바랐는데 리뷰 영상을 보니 '기능 측면에서는 크게 발전했지만 디자인은 삼성만의 색을 잃어버리고 퇴화했다'고 느꼈습니다.
좌 : One UI 4.0 Beta / 우 : One UI 3.1
밝기 조절 창의 액센트 컬러 사라짐
좌 : One UI 4.0 Beta / 우 : One UI 3.1
면 위주 디자인 One UI에서 선 위주의 디자인, 통일성 없음
좌 : One UI 4.0 Beta / 우 : iOS 14
iOS를 빼다 박은 디자인
좌 : One UI 4.0 Beta / 우 : iOS 14
iOS를 빼다 박은 디자인 2
좌 : One UI 3.1 / 중 : One UI 4.0 Beta / 우 : iOS 14
iOS를 빼다 박은 디자인 3
좌 : One UI 3.1 / 우 : One UI 4.0 Beta
디자인 제발. 중국폰 같아요.
https://youtu.be/xnMdfLmxiv8
다시 말하자면 '애플만의 매력적인 특색이 있어서 아이폰을 쓴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아이폰 사용자들에게 아이폰을 쓰는 이유를 물어봤을 때 돌아오는 대부분의 답변은 '디자인이 예쁘기 때문', '감성 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저는 의문입니다. 노치보다는 펀치홀이, 인덕션보다는 S10, 노트10, S21의 카메라 배열이 훨씬 예뻐 보입니다. 삼성 만세.)
One UI 4는 베타 버전까지 나온 이상 더이상 바꿀 수 있는 게 별로 없겠지만 One UI 5에서는 제발 삼성만의 특색을 되찾았으면 좋겠습니다.
+ 디자인 얘기 하니까 생각난 건데, 요즘 아이콘 디자인도 계속 맘에 안 드는 쪽으로 변합니다.
갤럭시 스토어
보라색이 훨씬 예쁩니다.
갤럭시 웨어러블
왜 특색 있는 노란색에서 흔한 파란색으로 바뀐 건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