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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5-2020 01:05 PM ·
기타오늘은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경험하게 되는 충전의 고통에 대해 알아볼거에요.
그 중 여러분의 머리를 가장 아프게 하는, USB 포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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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란?
USB(Universal Serial Bus, 범용 직렬 버스)는 더 쉽게 데이터 입출력을 할 수 있도록 국제 표준으로 정해진 포트(단자)에요. 요즘 나오는 전자기기들엔 하나씩은 탑재해 나오죠.
USB가 출범하기 전엔 전자기기들마다 정말 다양한 단자들을 가지고 있었어요. 모양도 제각각이고, 용도에 따라 사용하는 것도 달랐죠.
USB의 경우 인텔이 제일 먼저 개발했는데, 계기가 좀 신박합니다.
인텔의 수석 설계자인 아제이 바트(Ajay Bhatt)는 인텔에 있으면서 PC의 연결에 관해 정말 많은 성과를 낸 인물이에요. PC의 전원관리 시스템을 뜯어고쳤고, DMA(Direct Memory Access, 직접 메모리 접속) 개발에도 참여해 현재 우리가 CPU를 거치는 느리고 복잡한 과정 없이 외장하드에서 파일을 바로 꺼내볼 수 있게 만들어줬죠.
그런 그에게도 고민이 있었습니다. 바로 아내의 전화. 아내가 프린터를 사용하기 위해 설치하려는데, 그 당시 프린터는 단자가 제각각이라 설치하기 까다로웠어요.
그래서 매번 전화가 왔고, 일일이 설명해주느라 꽤 고생했던 그는 이참에 모든 연결 단자들을 통합시켜버리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4년을 연구한 결과 1996년, USB가 세상에 나왔어요.
USB는 복잡한 포트의 세계를 하나로 꽉 묶어줬어요. 복잡하고 귀찮을 것 없이 모양만 같으면 꽂기만 하면 되는 네모난 포트인데, 웬만한 전자기기들에서 사용 가능하도록 개발된 덕분에 누군가의 도움 없이도 손쉽게 설치/조작이 가능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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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전은 뭐고 타입은 또 뭔가
상용화 초기엔 버전이니 타입이니 할 것 없이 모두가 비슷했어요. 당시엔 USB 같은 공용 규격이 나온것만 해도 혁명(?) 수준으로 기뻐했기에 다른 규격을 생각할 이유가 없었죠.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가방에 넣거나 손에 들고다니는 휴대용 전자기기들이 많아졌고, 휴대하기 편하도록 작아져야 하니 USB에게도 소형화를 요구하게 되었어요. 그 결과 작은 USB 포트가 만들어졌는데, 이후로도 계속 모양이 바뀌어 왔죠.
요즘 보이는 USB 포트들은 모양도 다르고 크기도 다르고 속도도 다릅니다. 똑같이 생긴 케이블인데도 속도가 다를 때가 많죠. 이건 버전의 차이일까요? 아니면 타입의 차이일까요? 두 단어는 각각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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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 버전은?
버전은 출시 시기, 속도에 따른 구분이에요. (예외가 있긴 하지만)뒤에 붙는 숫자가 높을수록 더 늦게 나온 것이고, 그만큼 속도도 빠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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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출시되고 있는 스마트폰은 물론 대부분의 전자기기들에 적용되어 있는 USB 버전은 위의 두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먼저 USB 2.0. 2000년에 새로 발표된 버전인데, 기존 USB 1.x의 기어다니는 수준의 속도를 달리는 수준의 속도(0.5Gbps 라인 스피드)로 끌어올렸어요.
기존 버전과 포트 모양도 동일해서 단순히 속도만 증가했다고 볼 수 있어요. 이후 포트의 모양도 다양해졌지만.
그로부터 8년이 흐른 2008년, USB 3.0이라는 새 버전이 발표되었어요. USB 2.0때도 이전 버전에 비해 빨라졌는데, 이번에는 10배 이상 빨라진 속도(5Gbps 라인 스피드) 를 보여줄 수 있게 되었죠.
오랜만에(?) 나온 버전인 만큼 포트에도 변화를 주었습니다. 공식적으로 포트를 파랗게 칠했어요. 이전 버전들과 구분을 주기 위함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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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새로 나오는 PC들엔 USB 3.0에 비해 더 발전한 USB 3.1도 탑재하기 시작했어요. 아직 스마트폰엔 탑재한 사례가 없어요.
여기서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스펙을 읽어보시다가 'USB 3.1 Gen1'이라는 글자를 보신 분이 있을텐데, "이건 USB 3.1이 아닌가요?" 라고 하실 거에요. 정답부터 말씀드리자면 아닙니다.
'USB 3.1 Gen1'은 'USB 3.0'의 새로운 명칭이에요. 그럼 USB 3.1은 뭐라고 할까요? 'USB 3.1 Gen2' 입니다.
앞엔 USB 3.1로 통일하고, 뒤에 Gen1, Gen2를 붙여 구분하는 것이죠. 이것도 2019년에 'USB 3.1 Genx'에서 'USB 3.2 Genx'로 또다시 변경되었어요.
현재 구)USB 3.0의 정식 명칭은 USB 3.2 Gen1, 구)USB 3.1의 정식 명칭은 USB 3.2 Gen2인 셈입니다. 많이 복잡하죠? 일부러 이랬다네요.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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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USB 타입은?
사실 충전에 있어서 USB 버전 자체는 큰 상관이 없습니다. 전력을 공급하는 것 보다는 파일의 전송 속도에 가까워요. 설명에 재미(?)를 더하기 위해 지나가는 느낌으로 붙인 내용이랍니다.
휴대용 전자기기들엔 각각 다른 모양의 USB 포트가 탑재되어왔어요. 당장 갤럭시 S에 탑재되었던 것과 현재의 갤럭시 S20 시리즈에 탑재되어있는 것과는 많이 다르게 셍겼죠.
갤럭시 S에 탑재했던 USB 포트는 이미 충분히 작은 크기였지만, 작아졌다고 해서 다가 아니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휴대용 기기에서도 더 빠른 속도를 요구하게 되었고, 용도도 달라졌기에 포트도 그에 맞춰 발전한 것입니다.
타입은 포트의 모양, 크기 등에 따라 구분되는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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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랫동안, 그리고 현재까지도 자주 보이는 Micro Type-B에요. 5개의 핀을 가지고 있어 Micro-5pin, 또는 줄여서 Micro-B라고 불리기도 하죠.
저렴하고, 오랜 시간동안 많이 쓰여왔다 보니 휴대용 전자기기 대부분에 탑재되어 있는 타입이에요.
갤럭시 시리즈 중에선 제일 첫째인 갤럭시 S부터 탑재되어왔습니다. 6년이 지난 갤럭시 S7 시리즈까지 쓰여왔어요. 거쳐온 기기들이 상당히 많죠?
오랜 시간 사용해온 만큼 대중화 되어있어요. 충전을 할 수 있는 곳 어디든 Micro Type-B 하나쯤은 존재하죠.
개발되었을 당시엔 앞전의 여느 USB보다도 작은 크기였기에 웬만한 휴대용 디바이스에 탑재되기 시작했는데, 그중 스마트폰에 딱 적합했고, 이에 따라 2011년부터 2019년까지 휴대전화 포트의 표준 역할을 해왔습니다.
충전/연결 포트에 대한 걱정을 확 덜어준 Micro Type-B에게도 물론 단점이 있습니다.
그중 최고봉은 극악의 내구성. 구조 상 굉장히 얇은 편인데 포트 부분에 힘이 없어 쉽게 구부러져요. 충전중에 누군가가 케이블에 걸려 넘어지면서 케이블과 기기가 연결된 채로 추락했다? 그 케이블 단자는 바로 사망합니다. 이정도 수준이에요. 쿠크다스라고 불릴 정도.
게다가 USB 3.0을 지원하지 않아 전송속도도 USB 2.0 수준에 그치는 것도 문제입니다. USB 3.0이 나온지도 한참 지났고 사용자들도 점점 빠른 속도를 원했으니까요.
위 사진엔 나오지 않는 단점도 있습니다. 반대로 꽂지 못한다는 점. 이는 당시 다른 타입들도 비슷했던 단점이지만, 일상생활에서 가장 자주 접하다 보니 사용하는 입장에선 불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애플의 Lightning 8-pin은 방향 상관없이 이용 가능했기에 부러움의 대상이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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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설명한 Micro Type-B가 USB 3.0을 지원하지 못하니, USB 3.0 지원을 위해 개발된 포트가 있어요. 바로 Micro Type-B SuperSpeed. Micro Type-B를 따르지만 더 빠른 속도를 위해 옆으로 핀 5개를 더 추가한 포트에요.
갤럭시 시리즈 중엔 노트3, S5, 노트4 등 딱 3가지 기종에만 탑재되었다가 사라졌어요. 이유는 아래를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이 포트의 가장 큰 장점은 USB 3.0을 지원한다는 사실이죠. 개발하게 된 계기도 3.0 지원을 위함이기도 하고요. 게다가 Micro Type-B의 확장판 개념인 만큼 기존 Micro Type-B 포트들도 호환되었어요.
하지만 비효율적으로 크고 못생긴데다 옆으로 늘어나 단자 채결력(결합 능력)도 떨어지는데, 여전히 얇아서 내구성도 별로였어요. 또한 Micro Type-B와 마찬가지로 방향이 제한되어있죠.
나온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에 Type-C라는 대항마가 출시했습니다. 바로 묻혀버렸죠.
아예 사라진 건 아니고, 요즘도 간간히 볼 수 있긴 합니다. 다만 외장하드 등 제한된 용도 안에서 쓰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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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Micro Type-B보다 더욱 친숙할 Type-C 포트입니다. 보통은 USB-C라고 불려요. Micro라고 불리지 않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크다 작다 할것 없이 저 모양 그대로 PC든 스마트폰이든 상관없이 사용 가능하거든요.
2016년 ㄱㄹㅅ ㄴㅌ72017년 갤럭시 A 시리즈를 시작으로 삼성 스마트폰에 적용되기 시작해 S8 시리즈부터 플래그십에도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까지 잘 쓰여오고 있고, 올해인 2020년부터는 Micro Type-B를 대신해 표준으로 지정되어 출시하는 거의 모든 스마트폰에 탑재되고 있죠.
사람들이 생각해온 단점들을 대폭 줄인 포트입니다.
방향 상관없이 이용 가능. 이거 하나로도 편의성 200% 입니다. 어두울 때든 밝을 때든 상관없이 위치만 잘 맞추면 쉽게 꽂을 수 있게 되었어요.
게다가 현재까지 나온 USB의 버전 대부분을 지원합니다. 1.x는 물론이고 현재 상용화되지 않은 USB 4까지. 사실상 모든 버전을 지원한다고 봐도 무방해요. USB보다 더 발전한 규격인 ThunderBolt 3까지.
충전도 훨씬 빠르게 할 수 있어요. USB-PD 3.0을 지원함으로써 25W, 45W 등의 초고속 충전도 가능하죠(다음 글에서 더 자세히 다룰겁니다 찡긋).
위 용도 뿐만이 아닙니다. DP, HDMI의 역할도 대신할 수 있어요. Type-C 케이블만 있어도 화면 연결이 가능한 것이죠. 범용성 하나는 최강.
두께감도 있고 강도 자체가 강해져서 내구성이 강화되었습니다. 힘 없이 휠 일은 잘 없을거에요.
대신 쓰이는 데가 많은 만큼 개발 비용이 만만치 않았고, 그만큼 비쌉니다. 다른 타입에 비해 최소 배 이상 비싸요.
거기에 핀은 24개씩이나 필요로 하면서 Micro Type-B 포트와 크기는 얼마 차이 안나기 때문에 작은 공간에 핀을 모조리 집어넣어야 합니다. 그만큼 제작 과정에서의 난이도가 상당한 편이에요. 가격 증가의 원인 2위.
그럼에도 엄청난 범용성, 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기기에 사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많이 쓰이고 있답니다.
위에서 설명했듯 대부분의 USB 버전을 지원하는 덕분에 스마트폰에도 적절한 AP와 Type-C만 탑재한다면 빠른 버전을 지원할 수 있게 되었죠.
그래서 가격대에 따라 서로 다른 버전을 지원하기도 해요.
예를 들어 갤럭시 S시리즈와 A시리즈는 동일하게 Type-C를 탑재해 출시 중이에요. A시리즈는 가격이 더 저렴하죠. 때문에 A시리즈는 USB 2.0 버전을 지원해요. 그보다 더 비싼 S시리즈는 USB 3.2 Gen1까지 지원하고요. 사소한 차이처럼 보일 수 있지만 파일 옮겨보면 차이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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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엄청난 TMI를 분출했네요.
충전 파트는 총 3부로 작성될 예정입니다. 급속충전 기술, 충전 시 주의사항 등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설명드릴테니 많은 도움 되셨으면 좋겠네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글에서 뵈어요 😁
해결되었습니다! 답변으로 이동.
27 댓글
BixbyBixby
Active Level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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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2021 12:31 PM ·
기타
전 하루애 1개씩 망가져서(동생이 전부 부서먹음)그래서 수북해요.서랍장 1개 전부 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