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기어핏2에서 스마트기능 몇가지를 제거하고 운동에 초점을 맞춘 피트니스 밴드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가민 비보스마트4나 핏빗 차지3 같은 제품처럼요.
그러나, 이번에 출시된 갤럭시 핏은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일단 장점...
가볍고 착용감이 꽤 좋습니다. 무게가 24g인데 착용 후 무게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네요. TPU 재질의 기본 밴드는 고급스럽진 않지만 부드럽고 유연합니다.
디스플레이는 크기가 작으나, 더 높은 가격대의 핏빗 차지3나 가민 비보스마트4와 달리 컬러입니다. 또 햇빛 아래에서도 비교적 가독성이 좋았고 카톡이나 문자 등이 왔을 때 텍스트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해상도가 120x240으로 고해상도는 아니지만 300ppi에 근접하여 그럭저럭 큰 이질감 없이 시계나 텍스트를 볼 수 있는 수준은 됩니다.
진동 세기는 적당합니다. 운동 중에도 다양한 알림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충전이 접점을 이용한 방식이 아니라 NFC 무선충전이라 본체나 충전기에 노출된 접점이 없습니다. Qi 충전기에선 충전이 안되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냐 싶습니다.
장점 끝.
그리고 이제 단점...
가장 실망한 부분이 운동 추적입니다. 갤럭시핏e가 겨우 3가지 운동에 대해서만 트래킹이 가능하고 갤럭시핏은 90가지 운동 트래킹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그 대부분이 허수입니다. 일부 유산소운동을 제외한 나머지는 있으나 마나한 기능입니다.
완전히 제대로 추적 가능한 것은 '등산(하이킹)' 뿐입니다. 하이킹을 선택하면 스마트폰과 연결되어 aGPS가 작동하여, 거리나 고도, 속도 등 다양한 정보를 표시해줍니다. 나중에 스마트폰으로도 모든 정보를 다 볼 수 있습니다.
'걷기' '달리기' 는 시간과 속도, 거리 등은 표시해줍니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스마트폰과 위치정보 연동이 안됩니다. GPS가 내장되지 않은 기종이라 단독으로 사용할 때라면 어쩔수 없다고 생각하겠으나, 스마트폰과 페어링 된 상태에서도 aGPS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갤럭시핏으로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 스마트폰으로 확인해보면 운동 기록에 지도정보가 남지 않습니다.
지도정보를 남기는 방법이 하나 있긴 합니다. 스마트폰의 삼성 헬스에서 운동을 시작하면 됩니다. 그런데, 이러면 폰이 메인이 되고 갤럭시핏은 단순히 심박계로 작동하여 심박 데이터만을 폰으로 전달합니다. 속도나 운동시간 등은 스마트폰을 기준으로 측정되며, 갤럭시핏에서는 현재 운동상태(시간, 거리, ...)조차 확인할수도 없습니다.
'수영'은 그나마 레인 길이를 설정하고 나면 몇 번 왕복시마다 알림을 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연동은 안되어도, 이 거리는 어떻게 가속도계나 자이로로 측정을 하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저는 수영을 하지 않습니다...
그 외 러닝머신, 스쿼트, 런지, 근력운동, 이런건 90가지의 갯수만 채워줍니다. 추적을 해봐도 시간과 심박수만 표시해줍니다. 러닝머신의 속도를 선택해서 달린 거리를 표시해준다거나, 스쿼트 세트를 지정하고 횟수를 세어주는 기능, 그런거 전혀 없습니다. 이건 기어핏2에도 있는 기능이고 가속도계와 자이로 센서로 충분히 구현 가능한 기능인거 같은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넣어주질 않았습니다.
운동중에는 다른 화면을 볼 수 없는 것도 단점입니다. 알림이 오면 위쪽에 팝업으로 아이콘이 뜨는데, 그때 아이콘을 누르지 않으면 알림이 모여있는 화면으로 넘어갈 수 없습니다. 지금 운동을 끝내야만 알림들을 확인하거나 날씨/달력 등의 위젯을 볼 수 있습니다.
이건 운동관련은 아닌데, 카톡이나 문자가 왔을 때 답장을 보내는 것도 기어핏2보다 빈약합니다. 기어핏2는 미리 설정해 둔 상용구 외에도 문자/카톡 내용을 분석해서 적당한 답변을 추천해 주는 기능, 이모티콘을 보내는 기능이 있었는데, 이 제품은 미리 설정해 둔 상용구로만 답장 가능합니다.
이후에 소프트웨어로 개선될 부분이 있을까요? 지금 당장의 상태로써는... 남에게 추천하기 어려운 제품인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