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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커뮤니티 유저가 쓴 애플 명동 후기 글)뒤늦게 써보는 Apple 명동 후기

(게시글 작성 시간: 04-14-2022 03:3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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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써야겠다 마음은 먹었는데 이런저런 바쁜일로 늦어졌네요ㅠㅜ

간략하게 몇가지만 써보겠읍니다

1. 애플은 역시 애플이다

예약부터 순삭나는거 보고 놀랐고, 줄 보면서 한번 더 놀랐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는 브랜드가 많아봐야 얼마나 많을까 싶더라고요. 물론 애플스토어의 희소성도 한몫 했겠지만, 이런 모습을 통해서 애플의 브랜드 가치를 한번 더 돌아보게 됐습니다. 10시 예약하고 10시에 도착했지만 약 2~30분 가량 줄선건 좀 힘들었지만요.
이미 많은 분들이 짚었겠지만, 애플스토어의 외관과 내부 모두 감탄스러웠습니다. 자신들이 가진 이미지를 건축에 그대로 투영한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아이폰의 곡률로 만들어진 2층으로 가는 계단과 애플 특유의 모더니즘적 디자인으로 구성된 인테리어는 "애플은 이런 브랜드다"라는 말을 애플스토어 그 자체로 하고 있는듯 했습니다. 

2. 디지털 프라자와는 무엇이 다른가

디지털 프라자와 애플스토어의 근본적 차이점은 매장이 추구하는 지향점에 있습니다. 똑같이 물건을 파는 매장이지만, 삼성은 문자 그대로의 매장에 가까운 반면 애플스토어는 그 느낌이 옅죠. 차라리 쇼케이스와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홍대 디지털프라자를 보면 건물도 잘 지어놨고, 내부 인테리어 또한 꽤 예쁘게 잘 해놨습니다. 그럼에도 홍대 디지털프라자는 애플 스토어와 같은 느낌이 아닌 플래그십 디지털프라자로만 느껴집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혹자는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의 차이가 말할 수 있겠으나, 저 둘은 본질적인 차이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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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스토어 명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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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디지털프라자 홍대점(맞나요?)

혹시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홍대 디지털프라자는 제가 찍은 사진이라 사진 퀄리티의 차이가 있겠지만 문제는 그게 아닙니다. 둘다 모던하게 잘 지은 건물이지만, 가장 큰 차이는 외벽에서 드러납니다. 홍보물의 유무죠. 디지털프라자의 경우에는 자신이 매장임을 여과없이 드러냅니다. 사진에서도 보이듯 자신들의 신제품을 홍보하고 있고, 사진 좌하단에는 "삼성휴대폰 개통 전문매장"이라는 문구를 적어놓고, 무인구매기를 비치해두는 등 '이 장소는 판매를 위한 장소다"라는 이미지를 지나가는 행인들과 방문객에게 남깁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미지는 그 장소로 하여금 그저 '예쁜 매장'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그저 매장이라는 강하게 굳은 후로는 그 장소에 대한 평가가 그리 좋을 수 없습니다. 결국 내 돈을 소비시키기 위한, 자신들의 물건을 판매하기 위한 장소로만 인식될 것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애플 명동은 반대로 자신들의 사과로고 외에는 아무 것도 외벽에 설치하지 않습니다. 그러는 대신에 외부에 조형물을 설치하고, 그 주변으로 벤치를 설치하는 모습을 보이죠. 애플 명동에 설치된 조형물은 판매와 아무 연관이 없을 뿐더러 애플과도 연관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매장에저런 걸 세울 필요가 있냐'는 말을 듣기 딱 좋죠. 그렇기에 애플은 조형물을 설치했습니다. 장소의 이미지를 매장에서 벗어나 휴식, 그리고 조형물이 존재하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시도로 해석될 수 있겠습니다. 이를 통해 애플 명동의 이미지는 앞서 말한 디지털프라자와 같은 '예쁜 매장'이 아니라 '예쁜 공간'이라는 이미지를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기조는 양사의 매장 내부에서도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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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스토어 명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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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디지털프라자 홍대점(맞나요?)
애플은 매장 내부에 자신들의 제품밖에 비치하지 않습니다. 애플 뮤직과 아케이드 부스가 있긴 하지만, 이 또한 제품 비치의 연장선이라 볼 수 있죠. 그러나 디지털프라자는 자신들의 제품과 함께 과할 정도의 홍보물을 비치합니다. 홍보물이 곳곳에 붙어 있고, 새워져 있으며, 심지어는 천장에 걸려있기까지 합니다. 사진으로만 보아도 두 매장의 차이는 극심하게 느껴집니다.

또 다른 차이점으로는 휴식 공간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두 공간이 비슷한 휴식 공간, 또는 디지털프라자쪽이 더 많은 의자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더 많은 휴식 공간을 보유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제가 저 사진을 찍은 대형 계단 또한 하나의 휴식 공간이였고요. 그러나 휴식 공간의 배치 또한 애플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삼성이 설치한 의자들은 현실적으로 의미가 없습니다. 저 곳에서 쉴 사람은 존재하지 않겠죠. 그리고 대형 계단으로 대표되는 휴식 공간 또한 크기는 클지언정 효율은 좋지 않습니다. 홍대 디지털프라자 전체를 한 곳에서 커버하기는 역부족이기 때문이죠. 반면 애플은 중형 벤치를 분산해 설치했고, 건물 내부에는 빈 탁자와 의자 또한 존재합니다. 이러한 휴식 공간들은 실제로 사용가능하며, 꽤 많은 분들이 사용하고 계셨고, 분산을 통해 애플 명동의 대부분을 커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소하고도 거대한 배려는 이용자들로 하여금 좋은 이미지를 받아가게 합니다. 물론 두 매장의 운영 방향이 다르지만, 건물에서 오는 브랜드 이미지 향상을 생각한다면 디지털프라자의 인테리어는 아쉽게만 느껴지네요. 

3. 직원들은 역시 친절하다

애플스토어의 직원들은 친절하기로 유명하죠. 오픈 첫날의 직원들은 고객 응대의 교과서를 본 듯 했습니다. 들어오는 고객들과 제품 구매를 보며 환호해주고, 고객분이 제주에서 오셨다며 모두를 불러 감사 인사를 드리는 모습은 참 대단했습니다. 저라면 아마 저렇게까지는 못할것 같았습니다. 
먼저 찾아와서 도와주시는 모습도 인상에 크게 남았습니다. 애플펜슬 쓰며 더블탭 없이 지우개를 쓰던 저를 보며 어느샌가 옆에서 더블탭 사용법을 알려주시고, 먼저 아이폰 보시려냐고 물어봐주신 직원분도 있었네요. 그분은 제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데, 아이폰 13 프로와 프로맥스가 카메라 성능이 다르다고 하신 등 전문성에서 의구심은 들었지만, 중년 분이 애플스토어에서 열정있게 소개해주시는 모습을 보고는 욕할 수는 없더라고요. 제가 픽셀 보여드리니까 이름은 아는데 처음 본다며 엄청 신기해하신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4. 한국말 할줄 아세요?

이전에 애플스토어 직원의 "영어 할줄 아세요?" 발안에 크게 난리가 났었죠. 이걸로 저도 많이 놀려먹었고, 일종의 고정관념이 씌워진 상태였는데 꽤 놀라운 경험을 했습니다. 앞서 말한 저 대사와 완전 반대의 상황이 발생했었네요. 그냥 매장 내부 두리번거리던 제가 뭔가를 찾던 것처럼 느껴졌는지, 어떤 직원분이 제 곁으로 오는게 느껴졌습니다. 그러고는 뭐 찾냐며 제게 말을 거사더라고요. 여기까지 하면 평범한 친절함이겠으나, 놀랍게도 그분은 외국인이였습니다. 서투른 한국말로 뭐 찾냐고 물어보고, 한국말로 맥북 찾는다고 말하니 근처 직원분께 이 고객님 맥북 보신다며 한국인 직원분께 한국말로 말하는 모습을 보며 꽤 놀랐습니다. 맨날 "영어 할줄 아세요"라며 놀렸는데, 이제부터는놀리지 못할 것 같네요. 

5. 맺음말

오픈 첫날, 첫시간 예약해서 놀러간 애플 명동은 꽤 괜찮았습니다. 한지로 만든 전등갓이나 한국적인 명동 로고를 보며 놀랐고, 기대도 많이 했었는데 그 기대에 보답받는 느낌이었네요. 현지화나 건물 내외관을 보며 '애플이 아니면 어떤 브랜드가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기회되면 한번 놀러 가보시길 추천드려요!
3 댓글
Anonymous
해당 사항 없음
기타
제가사는곳에도 삼성전자 디지털 프라자 홍대점처럼 생겼어요 물론 가본적은없고 근처 지나갔다고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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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2
Active Level 6
기타
좋은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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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
Active Level 6
기타
직접 보는듯한 느낌을 주다니.
좋은 후기 감사핲니다.
역시 애플이 보여주는건 판매광고가 아니라, 제품과 브랜드네임이 주는 감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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