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24일 토요일.
2년동안 생각만 했었던 자전거 종주.
출발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2021년 4월 둘째가 태어났다. 최소 1년동안 자전거 라이딩을 접을 예정이었다. 그래서 종주는 올해 나의 계획에서는 제외 되었었다. 아마 내년에도..
코로나가 심해지고 어린이집 방학이 겹쳐 첫째는 어린이집을 못가고, 겸사겸사 아이들을 데리고 처갓집으로 향했다. (사실 나에게 시간을 준 것이다)
고속버스에 자전거를 싣고 광양으로 향한다.
중마에서 배알도 수변공원인증센터로 이동, 해가뜨고 있고, 나의 도전도 시작되었다.
188km를 탄다는건 사실 어렵지 않다. 시간여유만 있으면 누구나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난 시간을 정해 두었다)
188km 라이딩 중에 많은 사람들을 지나쳤다. 평소 같았으면 자전거도로, 자동차도로, 주변 마을, 식당이 활력이 넘쳤을 법도 한데, 그렇지가 않다. 마치 그레이시티 처럼..
하지만, 마음만은 변하지 않은것 같았다. 무더위에 자전거를 타는 나를 걱정해 주시는 식당 사장님,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는 라이더의 인사.
크렉이 발생한 길, 낙옆에 쌓인길, 수해로 파괴된 길 또는 복구중인 길, 모래 혹은 자갈이 쌓인길, 숲길, 강길 수많은 얼굴을 가진 길들은 마치 코로나와 싸워가는 사람들의 얼굴 처럼 느껴졌다.
188km 약 10시간동안 나는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굳이 생각할 필요는 없다. 대부분이 흘려버려야 할 생각들일 것이다.
라이딩을 끝내고 이길은 나에게 부정적인 모습으로 그려졌다.(경험이 부정적이었다는 것이 아님)
코로나가 끝나고 다시 이 길을 찾게 된다면 새로운 모습일까? 다음에 확인해 보기로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