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스마트워치는 갤럭시 스마트폰의 아킬레스건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지난 몇 년간 상품성이 크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습니다. 그나마 타이젠을 포기하고 안드로이드 웨어로 전환하면서 One UI Watch가 해를 거듭날수록 괜찮아지고 있고, 메인 스크린의 베젤도 줄이고 다양한 제품군으로 용도나 필요성에 따라 여러 가지를 선택해 볼 수 있는 등 사업 방향성 자체는 나쁘진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갤럭시 워치의 근본적인 문제, 어디 있었냐고 항상 물어본다면 SoC(System on Chip)일 것입니다. 수많은 요청과 피드백과 비판을 드디어 수용한 삼성이 엑시노스 최초의 3nm GAA 웨어러블 전용 프로세서인 W1000을 선보였고, 며칠 전 공개한 워치7 시리즈와 워치 울트라에 실장하였습니다. 제가 살펴볼 것은 새로운 라인업 중 워치7 일반 모델, 44mm 케이스와 LTE 자급제입니다.
이번에 갤럭시 워치 울트라가 오래간만에 새로운 패키지를 들고나왔길래, 워치7도 혹시 바뀌었나 싶어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기존에 봤던 상자가 그대로 도착했습니다.
갤럭시 워치3 이후로 애플 워치를 다분히 인식한 것 마냥 비슷한 패키지를 4년째 사용하고 있는데 이제는 바꿔도 좋지 않나 싶습니다.
워치6 상자와 차이는 없다고 봐도 좋습니다.
규격 정말 똑같고 글자 크기나 배치만 조금 다릅니다.
작년 워치6 개봉했을 때의 풀 탭이 깔끔하게 안 뜯겼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버즈에 비해 워치는 개봉이 정말 쉽습니....
또 이러네요. 위쪽 상자에서 액세서리 패키지가 스스로 튀어나옵니다.
워치6 때는 괜찮았던 것 같은데 이것도 상자 QC에 따라 다른 걸까요?
진짜 패키지 스타일 좀 바꿉시다...
가지런히 놓여 있는 워치7과 액세서리 상자에 있는 구성품을 모두 꺼내봤습니다.
간단 사용 설명서, 워치 충전 독, 워치7 본체와 스트랩입니다.
간단 사용 설명서 내용은 워치6에서 봤던 것과 큰 차이가 있진 않은 듯합니다.
갤럭시 워치7은 워치4부터 선보였던 삼성 바이오액티브 센서가 개선 버전으로 탑재되어 있습니다. 후면 케이스의 형상과 센서 형상이 달라졌기 때문에 충전 독이 달라졌고 모델명도 다릅니다. 워치6에 제공되던 충전 독은 EP-OR900, 워치7에서 제공되는 충전 독은 EP-OL300입니다. 갤럭시 워치 메인 모델명에 맞춰서 따라가는 모양입니다.
앞서 적어드리진 않았지만 이번 갤럭시 워치 신제품들은 기존 모델 작명법을 탈피했습니다. 웨어러블은 항상 R로 시작했는데 모델 숫자가 900에 도달하니 워치는 L을 사용하는 것으로 노선을 바꾼 모양입니다.
당장 이렇게 봤을 때 충전기가 서로 비슷해 보여 차이를 느끼기 어려워 보입니다.
충전 독이 움푹 파인 정도로 충전기를 서로 구별할 수 있습니다. 충전 독이 평평하다면 EP-OR900, 충전 독이 더 파여있다면 EP-OL300입니다.
분명 서로 다른 제품인데도 불구하고 자재 번호는 GH69-42545A로 동일합니다.
워치 충전기를 별도로 자재 통해서 구입하게 될 때 워치7에 있는 것이라고 따로 명시를 해줘야 할 듯합니다.
달라진 센서 때문에 충전 독은 그렇다 치더라도 갤럭시 스마트폰의 무선 충전 기능을 쓸 수 없다는 안내문도 있습니다.
아래 서비스센터 링크에서 자세하게 알아보세요.
[삼성 웨어러블] 갤럭시 워치7 / 워치 울트라, 무선 배터리 공유 기능으로 충전이 안 돼요 (samsungsvc.co.kr)
그래서 직접 테스트해 봤습니다.
갤럭시 S24 울트라의 무선 배터리 공유 기능을 통해 워치7을 충전하기 시작하면 충전 자체는 시작이 됩니다.
그러나 충전이 시작된 뒤에 3초 만에 느낌표가 나오면서 충전이 중단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어서 알림 센터에서 나온 내용을 확인해 보면 오류가 발생했다면서 무선 배터리 공유 기능이 꺼졌다는 안내가 나왔습니다.
삼성에서 언급한 대로 워치7 시리즈 및 워치 울트라는 무선 배터리 공유 기능은 쓸 수 없는 것이 맞다고 봐야겠습니다.
삼성이 2022년에 출시했던 초고속 무선 충전 듀오와 2024년에 출시한 PD 무선 충전 배터리팩에서도 워치 충전을 시도해 봤습니다.
두 기기 모두 별도의 끊김 없이 무선 충전에도 큰 탈이 없었습니다.
이번 신규 워치의 무선 충전 기능은 요약하자면 무선 배터리 공유와 기존 워치 충전 독은 사용 불가, 그 외의 기기는 사용 가능하다고 보면 되겠네요.
갤럭시 워치6와 갤럭시 워치7을 놓고 서로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버튼 부와 케이스 마감, 센서 부위 및 상단 플로팅 디자인이 채용된 부분을 제외하면 거의 동일한 모습입니다.
갤럭시 워치4 이후로 러그 디자인이 너무 자사 스트랩에 의존하도록 디자인되어 나오는 부분이 아쉬운데, 개선되려면 워치8까지는 가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기존 스트랩을 쓸 수 있도록 호환성 측면에서는 좋으나 정품 스트랩 말고 서드파티 위주로만 쓰시는 분들도 있으니 말이죠.
워치7 디자인이 더 마음에 들은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상단 중앙 하단 모두 확실하게 분리된 형태로 되어 있다 보니 깔끔한 느낌이 듭니다. 워치6의 경우 상단 및 중앙 케이스가 이어져 있어서 러그 부위 유광 마감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워치7은 이 부분도 알루미늄 케이스로 덮어져 있어서 일체감이 훨씬 좋아졌습니다.
워치6부터 새롭게 도입된 스트랩 원 터치 체계는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워치4 스트랩 교체가 매우 고통스러운 과정이 있다는 걸 사용자분들은 모두 공감하실 겁니다.
44mm 케이스 워치라 M/L 사이즈 스트랩이 제공되는데, 제 손목은 가늘어서 이 스트랩을 쓸 수가 없습니다. S/M 사이즈 스트랩 때문에 40mm의 작은 케이스를 사는 편이었는데 이러면 배터리에 손해가 있기 때문에 갤럭시 워치를 살 때마다 딜레마입니다.
워치에 직접 착용하게 될 경우 이런 느낌입니다. 마침 M/L 스트랩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도 사진에 잘 나와있네요.
워치 바이오액티브 센서가 새롭게 설계되었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착용감 자체는 워치6보다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기존 센서부는 장기간 착용 시 자국이 강하게 남는 편이었는데 워치7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희미하게 남아있었습니다.
사용 중이었던 갤럭시 워치6는 베타 참여 중이었기 때문에 초기화 및 요금제 삭제 후 새 워치로 옮겨가도록 했습니다.
베타 버전이지만 이번 One UI Watch 6 베타가 매우 안정적인 편이라 백업 데이터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모바일 요금제 부분은 뒤에 더 자세하게 적어드리고자 합니다.
워치7 퀵 페어링 팝업은 기존에 보던 것과 큰 차이는 없었던 것 같네요.
또한 워치 세팅 경험은 이전 워치 시리즈와 다를 것도 없습니다.
약관 동의 후 스마트폰의 스마트 스위치에서 탐지된 데이터를 통해 워치 복원도 진행했습니다.
One UI Watch 5부터 도입된 백업/복원 시스템이 워낙 잘 되어있었기 때문에 문제없이 복원도 완료되었습니다.
복원도 잘 마무리되었고 워치도 폰에 문제없이 연결되었습니다.
메인 화면은 삼성이 새롭게 선보이는 갤럭시 워치용 매니저입니다. (기존 워치들도 베타를 통해 적용되어 있는 상태이고, 곧 정식 출시 예정입니다.) 이전 매니저와 차이가 있다면 연결된 기기를 하단 기기 버튼으로 확인할 수 있고, 만약 버즈3나 버즈3 프로가 연결되어 있을 경우 기기 선택 메뉴까지 들어가지 않고 스와이프만으로 기기 매니저 전환이 가능합니다.
갤럭시 워치 시리즈의 LTE 자급제 모델은 이전부터 다른 기기에서도 통화/문자하기 기능, 줄여서 CMC 탑재가 매우 요원한 상황입니다.
갤럭시 워치6 베타 진행 당시에도 차이가 없었지만, 워치7 LTE 자급제 모델 역시 CMC 사용이 불가합니다. 이건 워치 울트라도 같은 상황일 겁니다. (하필이면 워치 울트라는 블루투스 버전이 없네요.)
Find 기능도 워치6와 차이는 없었습니다.
워치의 경우 보안 옵션이 꽤 잘 되어 있고 PIN 설정이나 타인이 초기화 후 기기 재연결을 하는 것도 제한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갤럭시 워치 요금제 셀프 개통 기능은 일요일 제외 월-토 8시부터 22시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자고 일어난 뒤에 마무리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통신사는 KT를 사용 중이고, 워치를 LTE 자급제에서 LTE 자급제로 기변하는 것은 처음이다 보니 셀프로도 가능한 줄 알았는데 자가로 기기 변경이 불가했습니다. 그래서 고객센터에 연락을 해보니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KT 플라자를 내방해달라"라는 안내를 받게 되었습니다.
KT 플라자에 방문한 뒤에 자가 기변이 불가했던 원인을 알 수 있었는데, 공유 모드 설정 후 신청하게 되는 원넘버 서비스 때문이었습니다.
KT 기준 갤럭시 워치를 셀프로 개통할 경우 갤럭시 워치가 단독 모드로 개통되고 공유 모드로 전환하려면 고객센터에 전화해야 합니다. 고객센터를 통해 요금제를 공유 모드로 변경하면서 원넘버 서비스도 같이 신청하게 되는데, 원넘버 서비스가 가입된 상태의 갤럭시 워치 LTE 자급제 모델은 유저가 직접 기변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자가 기변이 불가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갤럭시 워치 자급제 모델은 워치 변경 후 사용하던 요금제를 그대로 이관하려면 KT 플라자를 방문해야 합니다. 기존 워치는 들고 가실 필요가 없고, 교체하는 워치와 실물 신분증(모바일 안됩니다!!) 챙겨가면 됩니다.
이 부분이 개선이 되려면 웨어러블 요금제 사용 시 단독/공유 모드를 유저가 직접 전환한다거나 원넘버 서비스를 직접 가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은데, 상대는 KT입니다. K-eSIM 매번 발급 비용 나오는 것도 화가 나는데 국내에서 셀룰러 워치 쓰기는 정말로 불편한 게 맞네요.
(영상을 올려야 하는데 용량 문제로 업로드가 안됩니다. ㅜㅜ)
갤럭시 워치7에서는 One UI Watch 6가 기본 탑재되어 나옵니다. 거기에 엑시노스 W1000 덕분에 실제 제품 사용 시에도 쾌적한 퍼포먼스를 느껴볼 수 있는데요, 이번 One UI Watch 6는 기능 추가나 개선보다는 최적화에 중점을 많이 둔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존에 갤럭시 워치를 쓰시던 분들이라면 워낙 익숙한 One UI Watch 메인 인터페이스 구조는 간단하게 보여드리자면 위 사진처럼 생겼습니다.
삼성은 우측의 위젯 영역을 타일로 부르긴 하지만 저는 편의상 표시되는 화면 하나하나 모두 타일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옛날 타이젠 스마트 워치 제품군은 베젤링으로 기기를 조작하는 것을 위주로 구성되었습니다만 요즘 갤럭시 워치는 베젤링의 의존도를 많이 줄이는 형태로 변화하였습니다. 사실 현행 One UI Watch는 굳이 가상 베젤을 돌리지 않고 스와이프 만으로 컨트롤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삼성도 스와이프 사용을 적극 장려하는 것인지 이번 One UI Watch 6는 빠르게 손가락을 넘길 경우 가속이 붙는 기능도 포함하였습니다. 이러면 워치 울트라에 베젤링이 들어가지 않은 것도 어느 정도 설명이 되네요.
갤럭시 워치7에서 새로 도입된 L1+L5 듀얼 주파수 GPS 테스트를 위해 야외 운동도 잠깐 다녀왔습니다. 코스는 애용하는 방학천 입구 - 중랑천 - 창동교 근처 회차 - 중랑천 - 방학천 입구 인근으로 5km 무휴식 달리기입니다.
오래간만에 야외에서 워치 단독 추적을 진행해 봤는데 생각보다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온 것 같네요.
듀얼 주파수 GPS 탑재 효과는 분명히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워치6는 단독 추적으로 달리기를 할 경우 GPS 튀는 일이 항상 있었는데 워치7은 튀는 현상이 현저히 줄어든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폰으로 추적하는 것만큼 반듯한 경로도 나옵니다.
변경된 바이오액티브 센서의 개선도 체감 가능한 듯한데, 심박수 데이터를 촘촘하게 기록해 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전문가도 아니니 센서 테스트도 하는 해외 리뷰어들의 내용을 참고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거기에 갤럭시 워치7은 시리즈 최초로 최종당산화물(AGEs) 지수 측정 기능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별도로 활성화 할 필요 없이 수면 중에 워치가 알아서 측정을 하는데요, 참고가 가능한 지표라면 앞으로 식단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갤럭시 워치7 44mm LTE 자급제 모델을 개봉해 봤습니다.
이번 갤럭시 워치7은 새로운 바이오액티브 센서, 삼성 최초의 3nm GAA 웨어러블 전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W1000, 최적화 위주로 개발 노선을 잡은 One UI Watch 6로 인해 갤럭시 워치를 사용하는 전반적인 경험 자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된 듯하여 첫인상 자체는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기존 갤럭시 워치 제품군들이 퍼포먼스 및 부족한 최적화를 오랜 기간 달고 살았기 때문에 이번만큼은 달라진 모습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좀 들었습니다. 이번 One UI Watch 6를 베타 소프트웨어로 쓰고 계신 분들도 있겠지만 최적화가 진짜 좋아지긴 했습니다. (여전히 느린 느낌이 있긴 하지만 기존에 비하면...)
미처 사진 촬영과 기능 소개를 적어드리진 않았지만 One UI Watch 6부터 탑재되는 손목 제스처 중 엄지와 검지 두 번 맞대기 기능은 키보드 타자를 많이 하시는 분들은 비활성화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진행 중인 알림도 실행하는 기능도 포함되어 있는지 미디어 컨트롤러가 자꾸 켜지네요. 추후 개선이 있거나 옵션 세부 설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워치는 사용을 좀 오래 해봐야 하니 버즈도 그랬지만 전반적인 평가는 뒤로 미뤄두겠습니다. 뭐, 첫인상이 이렇게 좋은 것만 해도 아주 괄목할 만한 성과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