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규로 표시
- 북마크
- 구독
- RSS 피드 구독
- 강조
- 인쇄
- 부적절한 컨텐트 신고
06-13-2020 05:21 PM - 편집 06-13-2020 05:25 PM
태블릿가끔 보면 안드로이드 필기 앱 퀄리티에 아쉬워하시면서 아이패드나 윈도우 같은 다른 플랫폼의 필기 앱들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제 개인적인 경험과 느낌 토대로 좀 적어 봅니다.
아이패드: 굿노트, 노타빌리티, 노트셸프, Flexcil
굿노트, 노타빌리티, 노트셸프는 멀티 인스턴스를 지원해서 갤탭에서 Xodo랑 다른 필기앱 반반 띄워놓고 쓰듯 쓸 수 있습니다. 굿노트와 노타빌리티는 2020년 현재 모두 세로 스크롤을 지원해서 pdf와 문서 모두 편하게 세로로 스크롤하면서 필기를 할 수 있고 손글씨 인식을 지원하는데 앱 내부에서 검색할 때 외에도 작성한 문서, 또는 필기한 pdf를 외부로 보내기 위해 pdf로 저장할 때도 손글씨 부분에 인식된 텍스트를 안 보이게 덧입혀서 손글씨 검색이 가능하도록 해 줍니다. Xodo도 연속적인 pdf 세로 스크롤을 지원하지만 손글씨 인식을 지원하지 않고 (이건 뭐 Xodo가 기본적으로 pdf 표준 주석 방식을 준수하는 pdf 주석 앱이니까 당연해 보입니다), 안드로이드 노트셸프도 손글씨 인식을 지원하지만 페이지 세로 스크롤은 안 되고 가로로 넘겨 보기만 되고 pdf로 내보낼 때는 손글씨 검색이 되도록 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편리합니다. 다만 pdf의 경우 Xodo는 한 번에 두 페이지씩 볼 수도 있고 연속 스크롤을 이용하면 배율에 따라 한 번에 4페이지 넘게도 볼 수 있지만 굿노트, 노타빌리티, 노트셸프에선 한번에 한 페이지씩만 볼 수 있습니다.
손글씨 인식의 경우 노타빌리티가 써 본 필기 앱들 중에서 제일 정확한 것 같았고, 굿노트의 경우 도형을 그려 넣은 것도 손글씨로 인식되어 전체적인 인식 퀄리티가 저하되는 문제가 있는데 노타빌리티의 경우 그런 문제가 없어 손글씨 인식 면에서는 제일 우수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도형 그리기 관련해서도 크기 및 모양 편집, 색 채우기, 회전 모두 잘 지원한다는 점에서 플랫폼 상관없이 써 봤던 필기앱들 중에서 제일 좋았습니다.
Flexcil은 한번에 하나의 pdf를 띄워 놓고 제스처로 팝업 윈도우를 띄워서 자유롭게 pdf 여백 걱정 없이 팝업 윈도우 내 '학습노트'에 필기도 하고 pdf에서 바로 이미지 캡처해서 학습노트에 붙여넣을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pdf에서 이미지든 텍스트든 학습노트로 가져오면 원본 pdf 어느 부분에서 퍼 왔는지 링크도 남겨 줍니다. 다만 기존 아이패드에서는 불가능한 자유로운 크기와 위치 설정이 가능한 팝업 윈도우 개념은 갤탭에서는 사실 기본적으로 지원되는 부분이라, 이미지나 텍스트를 바로 긁어서 필기 앱에 바로 붙여넣을 수 없다는 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면 갤럭시 탭에서도 어렵지 않게 비슷한 식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손글씨 검색 지원은 하지 않고, 학습 노트 용지 크기 설정이 불가능하고 넘기는 방식도 가로만 지원해서 개인적으로는 기대한 것보다는 아쉬웠습니다. 작년 말부터 삼성에서 Flexcil 쪽 지원을 한다고 기사가 났고 안드로이드 개발자 모집 공고도 떴어서 아마 안드로이드 버전도 몇 년 안에는 출시되지 않을까 싶네요.
LiquidText라는 앱도 있는데 저는 거의 써 보지는 않았지만 pdf 내용을 긁어서 마인드맵화하고 추가로 손글씨 입력까지 지원하는, pdf 내용 재구조화에 최적인 앱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VnpWWUoLMg 링크로 대신할게요. 재밌게도 윈도우 버전이 2주 정도 전에 나왔습니다.
이제 좀 단점을 말해 보자면, 저는 S펜의 지우개 버튼을 이용한 지우기, 그리고 지우기가 끝나면 자동으로 펜 모드로 전환되는 거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서 아이패드를 살 때도 최대한 비슷한 느낌을 기대하면서 더블탭 기능이 있는 애플펜슬 2세대를 지원하는 아이패드 프로 3세대를 사서 썼습니다만 더블탭 방식이 지우개 버튼과 어느 정도 비슷한 편의성을 줌에도 불구하고 책이나 다른 모니터를 보면서 무의식적으로 펜슬을 만지작거릴 때 자동으로 더블탭으로 인식되기도 하고, 뭔가를 지우려고 더블탭해서 지우개 모드로 바꿔 놨다가 까먹고 가만히 있다가 생각없이 다시 패드에 글씨를 쓰려고 할 때 여전히 계속 지우개 모드로 되어 있어서 필기 일부가 지워지게 되어서 다시 실행취소를 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겨 좀 불편했습니다.
사실 이런 문제도 더블탭으로 지우개-펜의 즉각적인 전환 옵션이 설정 가능한 앱에서나 발생하는 거지, 노타빌리티의 경우는 펜 모드로 필기했다가 더블탭해서 지우개 모드로 바꿔서 지울 거 지운 후에 다시 펜 모드로 쓰려면 또 다시 더블탭을 해 줘야 되어서 너무 번거로웠기에 도형이나 손글씨 인식 면에서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굿노트를 쓰게 되었습니다.
또 한 앱을 여러 개 띄울 수는 있어도, 갤럭시 탭과 같은 자유로운 화면분할이 불가능하고 정해진 비율 몇 단계로만 가능합니다. 분할도 가로 모드에서만 됩니다. 팝업 윈도우 또한 왼쪽/오른쪽 두 군데에만 띄워 놓을 수 있고 크기 조정도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은근히 기본적인 게 안 되어 있는 부분이 있는데, 굿노트와 노트셸프는 (안드로이드 버전도 마찬가지지만) 한번 펜으로 쓰고 나면 획의 굵기 변경이 안 됩니다. 그리고 Squid처럼 한 손가락 제스처와 두 손가락 제스처를 구별해서 별도로 설정할 수 있는 앱이 없습니다.
윈도우 10: OneNote, OneNote 2016, Xodo, LiquidText
펜 입력 지원하는 OS 중에 제일 자유도가 높고 기존 PC 작업과 얼마든지 병행해서 사용 가능한 윈도우지만 역으로 펜, 터치 친화적이라고 보기는 아직까지 사실 어렵습니다.
같은 앱도 여러 개 띄울 수 있고 화면 분할도 PowerToy까지 이용하면 더 세세하게 커스터마이즈해서 쓸 수 있고 팝업 윈도우야 뭐 윈도우에서는 당연히 가능한 기능이지만 갤럭시 탭의 One UI 커스터마이즈된 안드로이드에 비해 고정 창, 창 투명도 설정 기능은 네이티브 지원이 아니라는 점에서 상대적인 단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필기 특화앱은 OneNote (for Windows 10) (기본 내장, UWP 버전), OneNote 2016 (Office 포함 버전) 외에는 사실 크게 없는 느낌입니다. 스토어에 개인 개발자들이 만든 앱이 있긴 한데 안정성 측면이나 지속 가능성이 떨어져 보여서 손이 안 가더군요.
안드로이드 원노트와 다르게 윈도우 원노트는 본진 버전답게 역시 기능이 풍부하고 좋지만 OneNote UWP 버전은 아직까지도 입력기 문제로 인해 한글 씹힘이 일어나고 있고 이 문제는 올해 하반기 윈도우 버전 업데이트에서나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무제한 크기의 페이지 대신 고정된 규격의 페이지를 사용하려면 OneNote 2016을 통해 페이지를 전달받는 과정이 필요하고 여전히 OneNote 2016에 비해 몇 몇 기능들이 불충분합니다. 손글씨 인식이 있긴 한데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듯 합니다. 손글씨로 수식 작성 후 변환은 잘 작동합니다.
OneNote 2016은 오리지널 버전답게 기능이 풍부하지만 UWP 버전에 비해서는 펜 입력 처리에 살짝 딜레이가 있는 느낌입니다. 그래도 손글씨 인식, 이미지 내 글자 인식은 잘 작동하고 도표 입력, 손글씨로 수식 입력 후 변환도 잘 됩니다.
다만 원노트는 키보드 타이핑을 하면서 동시에 필요할 때 바로 자유롭게 펜으로 좀 글씨를 쓰고 싶다,할 때 제일 좋은 앱 같아요. 오로지 펜을 이용한 필기만 하기에는 좀 무겁다는 느낌이 아직까지도 듭니다.
다른 플랫폼에 대해 막연한 궁금증을 가졌던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