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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전출시를 모르면 고객 취급 안하기로 한 강남 갤럭시 스토어

(게시글 작성 시간: 02-05-2025 11:03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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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S

2025년 1월 24일 금요일 오늘.

 

누군가에게는 대단한 날이었을 수도 있겠지만, 제게는 여느 날처럼 출근하는 금요일이었습니다.

출퇴근이나 외근 시 업무를 보던 플립4가 2년 만에 접히는 부분이 망가져서 붕 뜨고 터치도 되지 않는 상황이라, 이제 다음 삼성폰을 살 차례구나 생각했습니다.

자급제를 선호하고 빨리 사용하고 싶은 마음에 삼성닷컴앱에 접속했지만 장바구니에 플립6를 담는 순간 사라지는 마법이 발동하더군요.

그 와중에 눈치 없이 자꾸 물어 달라는 옛스타일 상담사아이콘이 거슬렸지만 여러 번 시도 끝에 오늘 점심 시간에 새 삼성 핸드폰을 구매 결제 하는 일이 쉽지 않겠다는 예감을 하였습니다.

홈페이지도 앱도 에러메시지만 내놓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상담을 시작했을 때 제 대기 번호는 790번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저도 몰랐던 S25?의 사전예약일이라더군요.

삼성전자의 새 기기 사전예약일이 긴급한 계엄령처럼 전 국민이 꼭 알아야 할 일은 아니니까요.

일단 천천히 기다려 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덧 제 순서가 다가오자,

상담을 시작하지 않았지만 상담을 종료한다는 메시지를 보여주며 다시 한 번 신기한 마법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눈 앞의 화면을 누르자 대기가 다시 시작되었고, 이번에는 운 좋게? 719번이 되었습니다.

사무실 위치는 강남역, 가까운 거리에 강남 갤럭시 스토어가 있는 것을 알고 있었고, 마침 점심 시간이라,

실물이 궁금하기도 해서 일단 카드를 챙겨 스토어로 달려갔습니다.

비극은 여기서부텁니다.

1층의 상냥한 어느 스태프는 자연스레 S25를 보러 오셨냐고 물었고 - 저는 의아해 하며 플립6를 구매하러 방문했다고 했습니다.

의아했던 이유는 단 하납니다. 오늘이 무슨 날이든 갤럭시 스토어에 있는 제품과 서비스는 S25를 보러 오는 일 외에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기획했을 터입니다.

마치 애플 스토어처럼?

그건 제 생각일 뿐이었나 봅니다.

단호하게 저를 긴 곡선 계단을 통해 라푼젤의 탑같은 2층으로 보내더군요. 거기로 가야 한다고.

네, 그래서 운동 부족으로 헉헉 거리며 2층이라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방문객들과 직원들이 뒤섞인 가운데 일단 누구도 저에게 말을 붙여주지 않아서 바로 앞에 서 있는 분에게 외쳤습니다.

저는 플립6를 사러 왔습니다!하고.

직원은 분명 맞는데 왜 인지 모르게 곧장 대답을 하지 못하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그가 몹시 불안해 보였습니다.

상냥하게 계단이 길어서 힘드시죠 라며 웃어 보이는 그의 친절은 무의미했습니다.

저는 그의 미소가 아니라 플립6를 사야 하거든요.

한참 어색한 침묵만 흐르자 제가 참지 못하고 실물 제품이 어디 있는 지를 물었습니다. 

다행히 강남 갤럭시 스토어는 애플 스토어처럼 광활하지는 않아서 뭐든 금방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방황하는 그 직원의 눈동자를 두고 저는 일단 방향을 틀어 걷기 시작했고,

플립6 실물은 어디있냐고 재차 물어 주변을 두리번 거리고 있자니,

묘한 베이지색 가디건을 입은 직원 같은 분이 방향을 알려줍니다.

흠 그렇군요. 이걸 사야겠다고 3초 안에 결정을 마치고 다시 한 번 고개를 든 순간,

애플스토어에서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했습니다.

(자꾸 언급되는 애플스토어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경쟁력을 갖고 오픈했다는 기사를 어딘 가에서 본 것만 같네요)

모두 제 눈을 피하고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130-40만원은 삼성전자에게 너무 적은 돈인가? 새로운 제품이 아니라면 재고는 판매가 금지되었나?

머릿 속으로 많은 생각이 스쳤지만, 상상을 멈추고 가슴팍에 당당하게 Staff라고 달고 있는 직원을 불러 세워 보았습니다.

가격 견적은 누가 해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또 무슨 어려운 질문을 했나 봅니다. 한참 안절부절 못하던 이 스태프 분은 저기 저기 분들인데 지금... 이라며 말끝을 흐렸습니다.

얼핏 그 묘한 베이지색 가디건을 입고 환담을 나누고 있는 두 사람이 보입니다. 무슨 죄를 지었는지 선뜻 스태프 청년이 말을 붙이지 못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감히, 대신 질문해 보았습니다. 둘 중 한 명이 아까 저를 플립6 앞으로 세워 놓은 분이고, 들리는 내용이 삼성전자의 존망을 위태롭게 할 긴급 사안이 아닌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플립6를 구매할 겁니다. 가격 견적은 누가 해주실 수 있을까요?

한참 만에 사람 취급을 받은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갤럭시 스토어에 잠시 출몰한 먼지의 정령인듯 아무도 제대로 응대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들려 오는 말이 그런데 제 기대와는 좀 달랐습니다. 

구매할 겁니다?가 질문이었을 시 일반적으로는 이럴 것 같습니다. 네 그럼 가격은 이렇게 결제는 어떻게 하실까요? 혹은, 재고가 없으니.. 어쩌구저쩌구.

제 3의 답변이 나왔습니다.

예약은 하셨나요? 

네, 압니다. 예약 시스템이 있으면 예약을 했냐고 물어볼 수 있다는 걸. 하지만 왜 이렇게 한참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제가 억지로 붙들어뒀던 그 직원들은 아무도 제게 이 단어를 말해주지 않았을까요. 

우리는 완전 예약제다. 그러므로 너는 예약을 해야 한다. 예약하지 않는 자 대기가 있을 것이니.

삼성 갤럭시 스토어는 뭐, 그럴 수도 있겠죠.

문제는 이겁니다. 왜 누구도 입구에서 부터 플립6를 구매하러 왔다고 말한 제게 맞는 정답을 주지 못했을까요?

아쉽지만 오늘 플립6를 사지 못해도 좋고, 발길을 돌려도 좋습니다만, 의미 없이 낭비한 제 시간과 감정이라는 것이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예약하시면 20명 정도 계셔서 기다리셔야 하는데 예약하시겠어요? 라고 묘한 베이지색 (사실 더 이상 베이지색이라고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베이지에 대한 실례같기 떄문입니다) 가디건을 입은 분이 재차 물어옵니다.

아니오.

답은 아니오, 였고, 저는 돌아서며 처음부터 그렇게 얘기해주지 그랬냐고 중얼 거리며 다시 빙글빙글 계단을 내려왔습니다.

플립4에서 미친듯이 삼성전자 대표번호를 찾으면서.

물론 통화는 연결되지 않았고, 저는 더 이상 점심시간을 할애할 수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생 처음으로 나쁘고 부끄러운 고객이 되기로 결심하고 말았습니다.

다시 스태프 한 분을 1층에서 붙들고 스토어 매니저님을 찾고 있다. 할 말이 있는데 어디 계시냐, 를 시전하였죠.

마침 바로 옆에서 큰 소리가 들립니다.

저런, 저 보다 목소리가 큰 한 고객 분은 이미 점잖지만 분노를 참지 못하는 톤으로,

정확하게 제가 겪은 경험과 꼭 같은 경험을 한 분께 토해내던 참이었습니다.

그 분보다 목소리가 클 수는 없어서 힘내서 배에 힘을 주고 다시 한 번 물었습니다. 매니저를 불러 줬으면 한다. 할 말이 있다.

우물쭈물하며 제 눈을 피하던 그 직원이 다시 저를 먼지의 정령 취급하며 뒤에 있던 다른 사람에게 속삭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 머리를 스쳐 지나간 건, 이럴 때는 슬프지만 나쁜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바닥을 노려보며 외쳤습니다.

제가 게시판이나 소셜 미디어에 글을 써야 할까요? 

이 한 마디는 강력한 힘이 되었나 봅니다. 갑작스레 옆에서 목소리가 크셨던 그 고객 분의 토로를 들어주시던 고해성사 신부님.. 아니 직원 분이

제 쪽으로 다급하게 몸을 돌렸습니다.

고객님, 제가 어떻게 도와 드리면 될까요? 

상냥해 보이는 얼굴에 피로가 가득했고, 그를 탓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개인사업자가 아니니까요.

그래서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일을 말씀 드리며 두 가지를 강조했습니다.

왜 제 시간을 이렇게 낭비해야 했는지요, 물론 님의 잘못이 아닌 것은 압니다만.

그가 제 구매를 도와 드리겠다며 조금 더 구부정하게 몸을 낮췄습니다.

하지만 결정장애가 있던 제가 치유되는 날이 오늘이었나 봅니다.

구매하려고 정했던 플립6도 잊었고, 삼성닷컴의 에러, 삼성전자 스토어에서의 흑마법같은 경험도 같이 잊고 싶었습니다.

저는 구부정했던 등을 조금 더 세우며 인사를 남겼습니다.

아니오, 구매를 도와 주실 필요는 없습니다. 사지 않을 거고, 앞으로 안 살 것 같습니다.

 

너 뭐하느라 안 들어오냐고 전화 주신 사수의 목소리가 갤럭시 플립4를 통해 울립니다.

마법의 계단이 제 운동 부족을 고쳤는지, 단 번에 몇 걸음씩을 떼며 사무실로 서둘러 이동했습니다.

책상에 앉아 잠시 사탕을 씹으며, 이 글을 곱씹으며 지금 생각합니다.

S25의 사전예약을 모르는 내가 그렇게 잘못했던 것일까.

삼성전자에는 다양한 제품이 있어서 언제든 제가 필요한 그 제품을 살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제 냉장고도 전자레인지겸 오븐도, 세탁기도, 에어컨도 본가의 TV도 모두 삼성전자 제품입니다. (안타깝게도 제 TV만은 타사 제품입니다)

언제나 친절하고 빠른 응대를 받았고, 역시 삼성전자라는 얘기를 자주 했었습니다.

제가 옛날 사람이 되었나 봅니다.

사정이 있어, 휴대폰을 두 개 쓰고 있어서, 갤럭시 플립4 외에 아이폰을 하나 갖고 있습니다.
이제 아이폰이 2개가 되어야 할까요? 
시국도 세계 경기도 복잡하고 어려운 때에, 오늘만은 소소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운 나쁘게도 이 장문의 글을 읽는 어떤 분이 계시다면, 

부디, 저처럼 고된 점심시간을 보내지 마시고, 삼성전자의 놀라운 사전예약일 만큼은 꼭 기억하는 삼성전자의 충실한 팬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3 댓글
나는야A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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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태도 완전 개똥망인디
Asr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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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 사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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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r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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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S
이런거 올리면 뭐 바뀌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