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선 포트에 대해 알아봤으니 이번엔 그 포트가 어디에 어떻게 유용하게 쓰이는지 알아볼거에요.
어쩌면 스마트폰의 필수가 되어버린 기능, 고속충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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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이란?
충전 기술이란 배터리(전지)에 전기를 집어넣는 기술을 뜻해요. 이 중에서 고속충전이라 하면 다른 충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를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되죠.
흔히 충전기를 구매하려고 살펴보면 제품명 중에 --W 라고 표기되어 있어요. 이 W는 충전기가 낼 수 있는 전력량(출력)을 나타내는 값이에요.
W는 V(전압)에 A(전류)를 곱하면 나와요. 예를 들어 5V에 1A로 공급되는 충전기라면 출력은 최대 5W라는 뜻입니다.
조금 더 쉽게 호스에 흐르는 물로 설명드리자면
- 전압은 호스에 흐르는 물의 수압
- 전류는 물이 흐르는 호스의 두께
- 전력량은 호스 끝에서 나오는 물의 양
이라고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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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충전의 숨은 비밀(?)
전압×전류=전력 이라고 했으니 고속충전을 위해선 전압을 높이거나 전류를 높여야해요. 하지만 무작정 아무거나 높인다고 해서 다 좋은 건 아니에요. 이것도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USB 케이블 양 끝의 포트에는 전류가 적정선 이하로만 흐를 수 있도록 방해하는 역할을 하는 저항이라는 부품이 탑재되어 있어요. 안전을 위함이죠.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제품에 포함되어 있어요.
저항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전류가 흐르는 것을 방해하면서 전력의 일부를 끌어다가 열에너지로 만들어버려요. 이로인해 최종적으로 전력의 일부가 열로 사라져버리는데, 이를 손실 전력이라고 합니다.
손실 전력이 많으면 많을 수록 손해겠죠. 호스에 구멍이 뚫려 물이 줄줄 새나가는 것과 같으니까요.
이 손실 전력을 줄이는 방법을 찾다 보니 전류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손실 전력이 커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따라서 전류를 높이는 것보다 전압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발하면 손실 전력은 줄이면서 충전은 빠르게 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위 결론에 따라 아래의 고속충전 기술들이 개선되고 있어요. 전압은 12, 20V 등 가면 갈수록 높이는데 전류는 대부분 한자리 수에서 머무르는게 이것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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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충전 안되는 폰에 고속충전기를!?
충전기의 전압은 정해진 채로 변경할 수 없어요. 후술할 USB-PD가 예외적이긴 하지만, 대부분은 전압이 고정되어 있죠.
반면 전류는 기기가 받을 수 있을 만큼만 받는 편이에요. 2A 충전기라 해도 기기가 1A만 받을 수 있으면 딱 끊을 수 있어요. 전자기기는 꽤나(?) 똑똑하기 때문에 자신이 힘들지 않은 정도 선까지만 전기를 먹을 수 있도록 제한할 수 있는 덕분이죠.
여기서 재밌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로 전압은 동일하면서 전류가 더 높은 충전기를 사용하면 충전을 조금 더 빨리 할 수 있다는 사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손실 전력.
15W 충전기는 손실 전력 때문에 14.xxW 수준으로 충전되지만, 25W 충전기는 손실을 감안하고도 15W 이상 수준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죠. 실제로 25W PD 충전기로 S10을 충전해보면 아주 작은 차이이긴 해도 더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열에너지로 날아갈 전기도 함께 들어가니 조금의 차이이긴 해도 더 빠른 충전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깨알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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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삼성에서 사용하고 있는 고속충전 기술들은 위 세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흔히들 AFC, QC 2.0, USB-PD라는 이름으로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거에요. 심지어 AFC는 삼성의 고속 충전기엔 모두 새겨져 있죠.
이것들이 정확하게 어떤 것이고, 이를 지원하는 충전기 뒤엔 뭐라고 새겨져 있는 것인지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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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하기전에 앞서 쉬운 설명을 위해 명칭을 하나 정하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충전기 뒤에 출력(OUTPUT)에 관한 설명으로 (-V -A)이 적혀있는 것을 많이 보셨을겁니다.
충전기가 지원하는 전압과 전류의 출력값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를 본 게시글에선 ‘프로필’이라고 칭하겠습니다.
설명하기전에 앞서 쉬운 설명을 위해 명칭을 하나 정하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충전기 뒤에 출력(OUTPUT)에 관한 설명으로 (-V -A)이 적혀있는 것을 많이 보셨을겁니다.
충전기가 지원하는 전압과 전류의 출력값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를 본 게시글에선 ‘프로필’이라고 칭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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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sung Adaptive Fast Charging
먼저 AFC, Adaptive Fast Charging 이에요. 삼성이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독자규격입니다.
2014년 Quick Charge 2.0(후술)이 출시하는 시점에 삼성도 자사 전용 규격을 만들어 갤럭시 노트4에 처음 적용시켰어요. 이렇게 생각해보면 역사가 꽤나 긴 편입니다. 2014년 15W로 출시 이후 현재까지도 사용하고 있으니까요.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플래그십의 고속충전 규격이었다는게 놀라운 수준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꽤 큰 사고가 있었던 탓에 안전을 강조하다 보니 몇 년째 동일한 전력 수준에서 높이지 못했을거에요.
오랜 시간 안정화 작업을 거치고 단가를 낮춘 후 보급형 모델에도 탑재하기 시작했어요. 이젠 A시리즈나 M시리즈에서도 많이 볼 수 있죠.
AFC 정품 충전기는 두가지 종류가 있어요. 15W와 25W. 둘 모두 일반 충전 프로필(전압/전류 값)은 5V/2A, 10W로 동일해요.
고속충전을 지원하지 않는 기기를 위한 프로필이에요. 고속충전이 조금 달라집니다. 15W 충전기는 9V/1.67A라는 독특한 프로필을 사용해 15W를 제공하고, 25W 충전기는 9V 프로필에 더해 25W를 지원하기 위해 12V/2.1A 프로필도 제공합니다.
25W 충전기는..지금은 잊혀진(?) 갤럭시 노트7을 더 빠른 속도로 충전하기 위해 만들어진 충전기에요. 그 일만 없었더라면...S8 시리즈에서도 25W 충전이 가능했을테지만...빛도 제대로 **bleep** 못하고 묻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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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lcomm Quick Charge
QC, Quick Charge 에요. 퀄컴이 만들어 스냅드래곤 칩셋을 탑재한 제품에 적용하는 규격입니다. 1, 2, 3, 4, 4+ 등 5가지 버전이 많은 기기에 적용되어 상용화되었고, 새로 출시한 5도 빠른 시일 내에 도입될 예정이에요.
단 한번도 표준이 된 적은 없지만 사실상 표준 취급을 받고 있는 규격이에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 대부분이 스냅드래곤 칩셋을 적용하다 보니 자연스레 QC도 적용되었고, 그렇게 표준처럼 자리잡았죠. 때문에 고속충전을 지원한다는 대부분의 충전기는 Quick Charge 호환 제품이에요.
Quick Charge 2.0과 Adaptive Fast Charging은 서로 호환됩니다. 조금 더 자세히 보자면, 삼성 디바이스와 호환된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한 건 2.0 버전이에요. 2.0 만.
살짝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Quick Charge 2.0을 지원하는 충전기로는 고속충전이 되지 않을 때가 종종 있어요. 분명 고속 충전기라고 해서 구매했는데 고속충전이 되지 않으면 상당히 당황스럽죠.
이유는 프로필의 미세한(?) 차이 때문입니다.
5V/2.4A 프로필로 일반충전은 동일하게 지원합니다.
그러나 18W의 경우 충전기에 따라 9V/2A, 12V/1.5A로 나뉩니다. 둘 중 한 프로필만 지원하거나 두 프로필 모두를 지원하기도 해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전압은 고정되어도 전류는 기기에 따라 적절하게 들어가요. QC 2.0을 지원하는 기기는 두 전압 모두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상관없는데, 삼성이 지원하는 AFC를 쓰려면 9V 프로필을 써야 하죠. 때문에 삼성 기기들이 시중의 고속 충전기를 가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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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PD (Samsung Super Fast Charging)
마지막으로 USB-Power Delivery. USB-PD 입니다.
이 규격이 바로 국제 표준이죠.
기존엔 USB가 충전의 기능까지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단순히 5V/0.5A, 2.5W라는 상당히 소심한 전력만 제공했습니다. 그러다 2010년대에 들어서부터 USB로 충전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의 열풍이 불기 시작하자 USB 측에서도 깊이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 결과 2012년, USB-PD(Power Delivery, 전력 수송)라고 하는 충전용 USB 규격을 발표한 것이에요.
USB-PD의 경우 USB를 사용하는 제조사들이 따라줬으면 하는 전력 공급에 대한 기본 가이드에요.
발전한 세대가 나오면서 더욱 빠르고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도록 유도하고 있어요. USB에서 지정한 규격인 만큼 3.0부터는 현재 국제 표준인 USB-C를 요구 사항으로 채택하기도 했죠.
삼성 기기의 고속충전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글이니 삼성 충전기 중에서 살펴봅시다.
SFC, Super Fast Charging이에요. 삼성 독자 규격이긴 하지만 USB-PD 3.0을 완벽히 따르는 충전 규격이에요. 25W와 45W 두가지 옵션이 있어요.
25W 충전기의 경우 기존에 만들었던 것도 있죠. 둘 모두 25W 가까이의 최대 출력을 낼 수 있는건 맞지만, 위 사진에 나와있는 신형은 25W 'PD' 라는 차이가 있어요.
USB-PD와 호환됨으로써 조금 더 완벽해졌어요.
이렇게 강조하는 이유는 USB-PD의 장점 때문이겠죠?
새로운 25W PD 충전기는 제한적인 프로필을 가지고 있었던 구형과는 차원이 달라요. 구형 기기를 위해 정해진 프로필도 있지만, 그에 더불어 전압/전류량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도 있어요.
모두 PDO, PPS라는 기술 덕분이에요.
PDO(Power Data Objective)는 2014년 USB-PD 2.0이 발표됨과 동시에 발표된 기술이에요.
이전 USB-PD 1.0 당시엔 전압/전류가 무조건 정해진 채로 전력이 공급되었다면, 2.0부터는 PDO의 적용으로 기기가 전류를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개선되었어요.
전압은 고정되어 있는데, 기존 5, 12, 20V 중에 10V가 빠지고 9V와 15V가 추가되면서 좀 더 보편적이고 세부적인 공급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보다 조금 더 발전된 기술,
PPS(Programmable Power Supply)입니다. 2019년 USB-PD 3.0이 발표됨과 동시에 발표된 기술이에요.
PD 2.0부터 PDO를 지원하면서 전류를 조절할 수 있도록 변경되었었는데요. PPS부턴 전압까지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개선되었습니다.
덕분에 전압/전류를 적절히 조절함으로써 발열과 손실 전력은 최소화하고, 속도는 빠른 충전이 가능해졌습니다. 구간 별 전력도 조금씩 달리 해서 배터리 수명이 감소하는 것도 막을 수 있죠.
삼성의 Super Fast Charging이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건 USB-PD 3.0, 그중에서도 PPS를 지원하는 충전기여야 합니다. SFC의 경우 PPS 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이죠.
PD 3.0을 지원한다고 하는 충전기 대부분이 PDO만 지원하기 때문에...극히 일부 PPS 충전기나 정품 충전기를 사용해야만 정상적인 사용이 가능해요.
사실 PPS를 정석대로 지원하는건 삼성 SFC 정품 충전기가 유일하기도 하죠.
PDO와 PPS 모두 지원하기 때문에 상당히 복잡합니다.
PDO는 5V/3A와 9V/2.77A를 통해 각각 15W, 25W를 지원합니다. PPS를 지원하지 못하는 기기를 위해 만들어놓은 프로필처럼 보시면 돼요.
PPS는 3.3V에서 5.9V까지 왔다갔다 하면서 3A를, 3.3V에서 11V까지 2.25A를 충전할 수 있도록 설정되어 있습니다. 7.5W에서 25W까지 넓은 범위를 지원하죠.
SFC 2.0, 45W PD는 더욱 복잡합니다.
PDO는 5V/3A와 9V/3A, 15V/3A, 20V/2.25A를 통해 각각 15W, 25W, 45W를 지원합니다. 4개의 전압 모두를 지원하며 PDO의 정석을 따르죠.
PPS는 3.3V에서 11V까지 왔다갔다 하면서 4.05A를, 3.3V에서 16V까지 2.8A를, 3.3V에서 21V까지 2.1A를 충전할 수 있도록 설정되어 있습니다. 7W에서 45W까지 상당히 넓은 범위를 지원해요.
45W라는 높은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100W 3A 케이블 사용을 권장합니다. 옆에 놓고 보면 25W PD의 C to C 케이블에 비해 좀 더 두꺼워요. 보통 C to C 케이블로도 문제 없이 사용 가능하고, 지원하는 게 S20 Ultra, Note10+ 고작 두 기종 뿐이라...굳이 따로 구매하실 필요는 없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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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충전에 대한 질문글이 꽤나 많이 올라오길래 다뤄봤어요. TMI를 좋아하실 분들을 위해..ㅎㅎ
다음 글에서는 충전 시 주의해야 할 사항 등에 대해 알아볼거에요. 폰에 적합한 충전기, 배터리를 잘 관리하는 방법 등이 주를 이룰 예정입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글에서 뵈어요.
